입북초등학교는 주변이 논밭으로 둘러싸여 고립된 섬과 같은 소규모 주거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기존 학교 현황을 살펴보니 보행자와 교직원 차량, 서비스 차량 모두 정문을 통해 출입하고 있었으며, 교사동 주변 외부공간은 거의 주차장 전용이었다. 운동장 외에는 학생들의 외부 휴식공간이 마땅히 없는 이곳에서 다양한 색으로 칠해진 교사동 외벽의 구조물들만이 밝아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실내 체육공간 외에도 학생과 교직원의 휴식과 교류, 행사 등을 위한 다양한 성격의 외부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해보였다.

외부공간 활성화 및 안전한 보행환경 확보를 위해 우선 기존에 혼재된 보차동선을 정리했다. 급식 하역과 교사동 주차장 근처에 교직원 및 서비스 차량 전용 별도 출입구를 제안했고, 증축으로 인한 추가 주차장은 정문을 통하되 보행자 동선과 겹치지 않도록 계획했다. 보행자 동선의 경우 2층 실내 연결통로 뿐만 아니라 외부계단을 같이 계획해 야외공간에서의 접근성도 높였으며, 외부계단은 관람데크와 반대편 외부 사용자 출입계단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교내의 입체적 산책로로 계획했다. 또한 체육관 외부를 감싸는 순환동선을 더 자연스럽게 하고자 외벽의 바깥 코너는 대부분 곡면으로 처리했다.

꼭 체육시간이 아닌 평상시에도 자주 쓰일 수 있는 체육관을 만들기 위해 접근성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건물 각 부분의 적절한 스케일이었다. 요구되는 체육관의 내부 볼륨은 크지만 안팎에서 구조모듈에 따라 매스와 외벽을 분절하고 사용자와 접하는 레벨에서 내측에는 수납공간, 외측에는 모여앉을 수 있는 스탠드와 같은 가구 스케일로 계획했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기보다 잠시라도 쉽고 편하게 머물고 싶은 공간들을 곳곳에 만들고자 했다. 다같이 쓰는 학교 건물일지라도 나 혹은 우리만의 공간으로 느껴지는, 아늑하면서도 서로를 향해 또 열려있는, 그런 구석들이 보다 활발한 교류와 충분한 휴식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반원보다는 좀 더 완만한 반타원의 곡면 지붕을 가진 네 개의 매스는 양측 외벽을 반투명 복층 폴리카보네이트 패널로 마감해 체육관 내부로 균질하면서도 충분한 빛을 들이고자 했다. 언뜻 비닐하우스 같기도 하고, 식빵처럼 보이기도 해서 학생들이 몇 번째 식빵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는 모습도 아주 잠깐 상상해 보았다. 또한 운동장 스탠드 근처 외부계단은 음수대를 감고 올라가면서 그 계단참은 교사동을 향해 살짝 돌출되는 미니 구령대처럼 계획하여 이동 동선과 교류의 기능을 겸하게 했다. 연결통로 아래에는 교내 레벨차를 이용해 소규모 야외수업이나 그룹 활동, 휴식을 위한 작은 커뮤니티 마당을, 체육관 하부 필로티는 운동장과 연계하여 이벤트 마당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편에 작은 무대를 만들었다.